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장관은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에 따라 총선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선거 90일 전인 내년 1월 11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한 장관 본인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 일정을 두고는 출마 수순이라는 정치권 평가가 나왔다. 한 장관은 대구 시민을 향해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워 이긴 분들”이라며 “대단히 깊이 존경해왔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서울행 열차 탑승 시간을 3시간 미뤄가며 밀려드는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기도 했다. 한 장관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가 봉사활동 형태로 공개 행보에 나선 것 역시 정치 행보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왔다.
여권 내부에선 그동안 한 장관의 총선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대중적 인기와 보수층 지지를 강하게 받고 있는 한 장관이 들어오면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여권으로선 한 장관만한 카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 장관이 내각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크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다음 단계론 사실상 국무총리만 남았는데, 한 장관에 대한 야당의 반감이 커 임명이 쉽지 않다. 게다가 168석의 더불어민주당은 한 장관 탄핵을 수시로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실행에 옮겨 처리하면 한 장관의 직무는 정지돼 사표도 내지 못하고 장관 공백 사태만 빚어질 수 있다.
여권 안팎에선 한 장관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 외에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아 선거를 이끄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한 장관이 당 간판 역할을 할 만큼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 장관이 아직 현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보이는 시각도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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