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8월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도 맞장구를 치면서 힘을 받았다. 지난 16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연내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가시권에 들어갔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특별법이 통과되는 대로 내년 예산에 연구용역비를 반영해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국회에서 결정해버리면 기재부는 따라오게 돼 있다”며 기획재정부 역할을 부정하는 말도 곁들였다. 홍 원내대표는 한 발 더 나갔다.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설계용역 예산에 일부라도 반영해 내년에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예타 면제 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내년 예산안에 반영부터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오래전부터 검토되고 추진돼온 이 사업의 경제성은 이미 낙제점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추산으로 11조원 이상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수송인구는 2035년 기준으로 주중 하루 7800명, 주말에도 9700명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행 광주~대구고속도로(하루 2만2322대, 2022년)에도 훨씬 못 미친다. 졸속으로 추진했다가는 나중에 텅텅 빈 객차만 운행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세수 펑크에 따른 긴축 재정으로 내년 예산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다. 여당은 지금이라도 특별법 통과를 백지화하고 국가재정법 규정대로 예타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 국가재정법은 총사업비 500억원, 재정지원 300억원 이상인 국책사업은 예타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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