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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안정적이란 장점이 있지만 ‘편식’이란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모바일용 대비 칩 사이즈가 큰 AI 고성능컴퓨팅(HPC) 칩, 자율주행차용 칩 생산 경험과 실적을 경쟁사 대비 많이 쌓지 못했다. AI·자율주행 반도체 관련 대형 주문이 TSMC로 넘어갔고, 이로 인해 점유율 격차는 커졌다.
삼성전자가 2020년 엔비디아의 ‘암페어’ 아키텍처 기반 GPU를 수주한 이후 끊어졌던 대형 HPC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2위 CPU 업체이자 인텔의 경쟁사인 미국 AMD다. 외신에 따르면 AMD는 서버용 차세대 CPU를 삼성전자의 4nm 파운드리 공정에서 양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의 4nm 파운드리 수율(양품 비율)이 TSMC와 대등한 70% 수준까지 올라간 덕분이다. TSMC의 대체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테크기업이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줬다. 이들 기업은 공장이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 같은 파운드리업체에 생산을 맡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공개한 AI 반도체는 TSMC의 5㎚ 공정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차후엔 삼성전자가 따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팹리스 입장에서도 TSMC 의존도를 가능한 한 낮추는 게 가격 협상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초미세공정 기술력이다. AI용 고성능·저전력·고효율 칩 생산을 위해선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 이하 최첨단 공정의 완성도를 높여 AI 반도체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로 불리는 첨단 공정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2㎚ 공정과 관련해선 2026년부터 자동차, HPC용 칩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7년엔 ‘꿈의 공정’으로 불리는 1.4㎚ 공정을 공개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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