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AA.35122158.4.jpg)
요즘 들어 핀플루언서들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단순히 특정 종목·분야 지식을 나누는 단계를 넘어섰다. 추종자 등 세력을 모아 증시 제도 개편에도 개인투자자 의견을 반영한다.
금융감독당국도 핀플루언서의 동향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들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 역할에 대한 6개 증권사 현장 점검에 들어갔다. 정례 점검도, 내부 제보나 외부 단서를 잡아 벌이는 점검도 아니다. ‘여의도슈퍼개미’ 등 구독자 수가 수만 명 이상인 일부 유튜브 채널에서 ‘유동성 공급자가 불법 공매도를 일삼고 있다’는 미확인 정보가 돌자 실태를 확인해 오해를 풀겠다는 취지다.
입김이 커진 핀플루언서와 기업 간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밧데리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전 금양 이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박 전 이사의 팬카페 ‘박지모’(박순혁 지키는 모임)는 회원 수가 1만6000여 명에 달한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기업 한미반도체는 최근 박 전 이사를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고소했다. 박 전 이사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한미반도체에 대해 ‘거품주’라며 ‘금감원과 한국거래소 등은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는 박 전 이사가 반도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채 업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도 핀플루언서를 의식하고 있다. 이들의 의견에 따라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옮기기 운동, 금감원 ‘민원 폭탄’ 등에 나서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구독자가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인 핀플루언서들이 ‘이 증권사가 특정 세력과 결탁한 것 같다’고 지목하면 곧바로 항의 전화와 메일이 빗발친다”고 했다.
올 들어선 영향력을 이용해 시장 교란행위를 한 핀플루언서 적발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구독자 50만 명의 주식 유튜버였던 개인투자자 김정환 씨는 최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특정 종목을 몰래 사놓은 뒤 영상에서 홍보하는 식으로 주가를 띄워 총 58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한결/김세민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