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주춤, 반도체 반등…내년 수출, 5.6% 늘어난다"

입력 2023-11-20 18:22   수정 2023-11-21 02:04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한국의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로 전망했다. 정부(2.4%), 한국은행(2.2%) 전망치보다 더 낮은 수치다.

20일 산업연구원은 ‘2024년 경제산업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내년도 부문별 성장률을 △민간소비(1.9%) △설비투자(2.1%) △건설투자(-0.2%) 등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국내 경제는 정보기술(IT)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에 힘입은 수출 및 설비투자 증가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소비 성장세 둔화와 건설투자 위축으로 전년 대비 2% 수준의 완만한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나 한은 대비 전망치가 낮은 이유에 대해선 “반도체 경기 반등을 더 보수적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관 기준 내년 수출은 올해(6318억달러) 대비 5.6% 증가한 6671억달러로 전망했다. 올해 7.6% 감소에서 내년에는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봤다. 무역 흑자는 265억달러를 예상했다.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 13대 주력 산업 수출은 내년 5047억달러로, 올해(4799억달러)보다 5.2%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며 15.9% 성장하는 한편 조선(10.2%)과 자동차(2%) 수출이 견조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다. 다만 2차전지 수출은 전년 대비 2.6% 감소하고, 석유화학(-0.5%)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봤다. 산업연구원은 “전기차는 보조금 축소로 인해 내년 성장률이 하락하겠지만 완성차는 여전히 유럽과 미국에서 이연 수요가 나타나고 있어 전년과 비슷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수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대(對)중국 수출 부진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 중간재 자급률 상승과 현지 수입시장 내 한국 경쟁력 악화 등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최근 중국 경기 회복 지연과 글로벌 IT 경기 부진까지 겹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내년 국제 유가는 배럴당 83달러, 원·달러 환율은 1280원 내외에서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와 환율 모두 내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내릴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대될 경우 국제 유가와 환율 모두 현재 전망을 웃돌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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