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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는 지난해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선언하고 올해 국비 172억원 등 221억원 규모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선제적 보급이라는 측면에서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경북의 경제성장률이 부진한 상황에서 설익은 정책으로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경북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011~2020년 전국 평균(2.5%)보다 크게 낮은 1.0% 수준이다. 인근 대구(연평균 2.0%)보다 낮다. 경북연구원은 올해 경북의 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 역시 대구(1.6%) 전국(1.8%)보다 크게 낮다.
이형식 경상북도의원(예천)은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표방하며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이 없는 데다 직원들조차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경상북도의회는 도청 로비에 설치된 메타버스 체험관은 13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하루평균 이용자는 12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운영된 메타버스 아카데미도 올해 예산이 7억원으로 늘었지만 참여 인원은 지난해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
2020년 8월 시작돼 사업 종료를 1년 앞둔 산업용 헴프규제자유특구도 효과가 불투명하다. 당초 목표였던 대마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 국내 제조 등을 담은 관련 법 개정이 당국의 완강한 반대로 늦어지자 30여 개 특구 사업자 가운데 7개 기업이 사업을 포기했다.
경북형 공공배달앱 ‘먹깨비’ 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입 회원은 21만 명에 달하지만, 하루 이용객은 3000여 명으로 가입자의 2%에도 못 미치고 있다. 박용선 경상북도의원(포항)은 “3년간 5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민간 배달앱을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춘우 기획경제위원장은 “선제적 사업 추진도 좋지만 민간이나 글로벌 기업이 할 일을 경상북도가 할 여유가 없다”며 “경북 기업과 경제를 성장시킬 정책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영숙 도 경제국장은 “먹깨비와 헴프특구 사업은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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