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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 엔비디아가 3분기에도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냈다. 하지만 호실적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미국 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제한 강화 조치가 엔비디아의 다음 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적 날아오른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21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올해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8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59억3000만달러) 대비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팩트셋이 집계한 매출 예상치 평균인 161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104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6억달러)보다 17배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이 57.5%에 달한다. 주당순이익(EPS)도 4.02달러로 전년 동기(0.58달러)는 물론 예상치(3.37달러)를 크게 웃돌았다.세부적으로는 데이터센터 매출이 145억1000만달러로 예상치(129억7000만달러)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엔비디아의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매출은 작년 3분기(38억3000만달러)의 4배로 늘었다. 게임 부문 매출은 28억6000만달러로 역시 예상치(26억8000만달러) 이상이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강력한 성장세는 범용 컴퓨팅에서 슈퍼컴퓨팅 및 생성형 AI로의 광범위한 플랫폼 전환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데이터센터 사업이 2025년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절대적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4분기 매출 전망치를 200억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예상치(178억6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4분기엔 수출 제한 영향 받을 듯
하지만 엔비디아의 4분기 실적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 정부는 지난달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와 함께 미국의 무기 수출이 금지된 21개국에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도 제한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실적 보고서에서 “이번 수출 통제가 적용되는 중국과 기타 지역의 매출이 회사 데이터센터 매출의 20~25%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에 이들 지역의 매출이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른 지역의 강한 성장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 회사의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정부의 수출 통제에 대응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칩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발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올해 4분기 실적에 바로 도움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날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전날보다 0.92% 하락한 499.44달러로 마감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 추가로 1.74% 떨어졌다.
엔비디아가 우위를 점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노리는 AMD도 새 AI 반도체를 내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MI300X’ 칩을 발표하고 올해 말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바 있다. MI300X 칩은 엔비디아의 H100 대비 2.4배 메모리 밀도와 1.6배 이상의 대역폭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는 “생성 AI가 산업 전반에 걸쳐 확대되면서 GPU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2024년에도 AI 반도체 시장에서 85%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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