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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2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우주 궤도 진입에 성공해 다음달 1일부터 정찰 임무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오는 30일 미국에서 첫 군사정찰위성을 우주로 띄울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남북 간 우주 정찰 경쟁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의 위성은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기술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군의 정찰위성과는 명백히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찰위성 발사가 최종 성공하려면 궤도에 진입한 후 지상 기지국과 신호 송수신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군 전문가들은 북한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했을 가능성은 높지만, 신호 송수신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지상기지와 위성 간 데이터 송수신 기술력, 위성체 조종 능력 등은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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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경 1호의 해상도도 3m 정도로 군사적 효용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찰위성이 제 기능을 하려면 해상도가 1m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하지만 군 당국은 정찰위성의 유무는 군사적으로 큰 차이인 데다 북한이 앞으로 추가 발사를 공언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위협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 기술이 얼마나 이전됐는지도 관건이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상기지와 위성 간 데이터 송수신 측면에서 러시아가 도움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이 사실상 ICBM을 쏜 것으로 간주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며 일제히 북한을 규탄했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ICBM으로 전용할 수 있어 위성 발사 시험을 통해 북한이 ICBM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는 게 국제사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 국무부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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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2025년까지 고성능 영상 레이더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적외선 탑재 위성 1기 등 5기를 추가 전력화해 위성이 정찰을 위해 지구 상공의 궤도를 한 바퀴 돌아 같은 지점을 감시하는 주기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LWR)와 관련, “올해 10월 중순 이후 LWR 냉각 시스템에서 강력한 물(냉각수) 유출이 관찰됐다”며 “이는 LWR의 시운전과 일치하는 정황”이라고 말했다. 영변 핵시설 내 LWR은 북한이 핵탄두 제조에 쓸 핵물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시설로 추정된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선 “새 핵실험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다.
맹진규/김동현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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