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20일 경영전략실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스스로는 변화하지 않고 변화를 요구만 한다면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말했다. 경영전략실을 필두로 그룹 전체가 고강도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경영전략실이 각 계열사들을 통제하고 군림하는 조직이 아니라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가장 많이 일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17일 기존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확대 개편했다. 경영전략실을 전 계열사들을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그룹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이와 함께 기존 전략실 산하의 지원본부와 재무본부도 각각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했다. 지난 9월 25개 계열사 대표 중 9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에 이은 후속 조치였다.
정 부회장은 이날 경영전략실이 과거 일해 온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전략실이 신세계그룹의 최종적인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조직인만큼 책임도 무겁게 져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특히 조직 운영과 의사 결정은 가장 합리적이고 명확한 방식으로 이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정 부회장은 경영전략실이 그룹의 리스크 관리 최전선에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경영전략실을 향해 예측 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각 계열사가 갖고 있는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도 사전에 파악해서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각 계열사 차원에선 인지하기 어려운 그룹 안팎의 복합적 위기 요인에 대해선 적절한 해법을 제시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룹 컨트롤타워로서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영전략실을 필두로 신세계그룹 전체가 강도 높은 쇄신에 나설 필요성도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경영전략실을 최고경영진의 경영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조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기능 중심의 조직 효율화를 통해 실무 기능은 과감하게 현업으로 이관하고 각 사별 사업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 그룹의 미래 지속 성장을 이끄는 조직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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