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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연일 이어진 유통·패션업계의 할인 이벤트가 기록적 매출을 올리며 흥행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열린 대규모 할인 행사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활짝 여는 모양새다.
하지만 패션·유통사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소비자들이 할인 행사 때만 돈을 쓰는 전형적 ‘불황형 소비’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소비심리가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11월의 소비 열기가 ‘반짝 열풍’에 그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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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시작해 22일 마무리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SF 블랙프라이데이’ 판매액도 전년 행사 대비 70% 늘어났다. 이랜드몰이 20일부터 진행 중인 ‘블랙 프라이스’ 행사도 22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행사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매년 이맘때 열리는 할인 행사는 할인율이 큰 만큼 마진이 적다”면서도 “매출 증대와 함께 재고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점은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비슷한 흐름이다. 신세계그룹이 19일까지 1주일간 연 ‘쓱데이’ 행사는 총 1조7000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2021년 열린 직전 쓱데이 매출인 9600억원을 훌쩍 웃도는 성적이다. 신세계그룹 측은 “2021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SSG닷컴 31%, G마켓 10%, 신세계라이브쇼핑 34%, W컨셉 161%로 나타나는 등 온라인 계열사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도 9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홈플 메가푸드위크’에서 식료품 매출이 급증했다. 17~19일 연 랍스터 할인 행사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3% 불어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필수 소비재를 판매하는 대형마트들은 연말·연초에도 불황형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할인 행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송년회·신년회로 모임이 많아지는 만큼 신선식품·가정간편식(HMR)·와인 등의 상품을 할인 판매해 가까스로 살아난 소비 불길이 잦아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수익성 개선은 대형마트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적정 수준의 마진을 남기기 위해 주요 제조사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미끼상품도 중요하지만 수익을 남길 수 있는 품목을 소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이미경/황동진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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