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메리츠금융지주 종가는 5만4400원으로 올 들어 27.4% 상승했다. 단일 지주사 전환을 발표하기 직전인 작년 11월 21일(2만6750원)과 비교하면 103%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3.2% 오르는 데 그쳤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개편이 주가를 견인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지난해 11월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후 올 4월 ‘원 메리츠’ 지주사 체제가 출범됐다. 당시 메리츠금융그룹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그룹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단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원 메리츠’는 경영 효율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열사 중복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이 줄었다. 계열사 간 의사소통 속도가 빨라지고 자금 이동도 수월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화재에 있던 자금을 증권에 투입하는 데 6개월 걸렸는데, 이제는 자금을 즉시 집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 들어 3분기까지 1조799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수준인데,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로 다른 금융사들이 잇달아 어닝쇼크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3.1%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화재는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매 분기 4000억원대 당기순이익 기록했다. 증권도 올해 3분기까지 23분기 연속 1000억원이 넘는 분기 순이익을 올렸다.
주주환원을 대폭 확대한 것 또한 호평받았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단일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순이익의 50%를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년간 메리츠금융그룹은 84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 중 3000억원어치를 소각했다. 10일엔 배당 가능 이익으로 2조150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2조2116억원(전망치 평균)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1조605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내년에도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단일 지주사 체제는 지난 1년간 메리츠금융그룹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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