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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엔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최근엔 "중국 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중국 투자 재원을 일부 거둬들였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의 후퇴다.
솔로몬 CEO는 28일(현지시간)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해소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중국 시장에서 그간 펼쳐왔던 '대가를 치르는 성장(growth at all costs)' 전략에서 벗어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FT가 주최한 컨퍼런스 '글로벌 뱅킹 서밋'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인터뷰에 응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40년 동안 홍콩에서 사무소를 운영했다. 1994년엔 중국에 첫 사무소를 개설한 뒤 중국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미국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솔로몬은 "최근 미국과 중국 정부 간의 대화와 해빙 분위기에 다소 고무됐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는 뿌리 깊다"며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FT는 "솔로몬은 5년 전까지만 해도 '골드만삭스는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중국에서 성장할 것'이라며 '대가를 치르는 성장' 전략을 설명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솔로몬은 이날 FT에 "골드만삭스는 오늘날 중국에서 더 보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 내 재정과 자원을 일부 축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2020년부터 두 배로 확대했던 중국 사무소 인력을 올해 상반기 들어 10%가량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솔로몬은 최근 미국 월가 전반에 불어닥친 감원 물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 은행들의 잇단 구조조정 움직임에도 골드만삭스의 유능한 인재를 원하는 경쟁사들의 인력 쟁탈전이 치열하다"며 "이는 올해 연말 보너스 계획에 판단을 미쳤다"고 말했다. 인력 구조조정 중이지만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는 더욱 늘릴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골드만삭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지속적인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2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소매 금융에서 철수한 후 올해 1~9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상각 처리를 비롯해 투자은행 및 트레이딩 부문의 둔화 등이 원인이 됐다.
솔로몬은 지난해 논란이 된 자신의 취미 생활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내 공개적인 취미 활동이 골드만삭스에 방해가 된다면 나는 회사를 우선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째 취미로 디제잉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부터 은행업계 전반에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치자 그의 취미 생활이 "한가롭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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