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사태’를 계기로 기업공개(IPO)를 할 때 상장 직전 월 단위 실적까지 공개하도록 한 금융감독원 방침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물리적으로 상장 직전 월 매출과 영업이익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회계감사를 받지 않는 가결산 자료를 공개할 경우 오류가 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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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LS머트리얼즈는 21일 정정신고서를 통해 지난달 매출 11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개했지만 같은 달 영업이익은 기재하지 않았다. 유창우 LS머트리얼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영업이익을 파악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정정신고서에 기재하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업계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들쑥날쑥한 기술특례상장 기업이나 계절성이 강한 기업은 오류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형 증권사의 IPO담당 관계자는 “부정확한 자료를 제공한 책임은 금융당국이 지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런 이유로 나스닥 등 해외 시장도 상장 직전 분기의 실적을 공시한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법령이나 규정 개정 없이 사실상 창구지도를 통해 실적을 공개하도록 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위험요소 항목에 자율적으로 기재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파두사태’ 이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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