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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이 반도체 칩 제조 부문에서 해외 의존도를 없애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타임스 주최 딜북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공급망 독립을 위해 10~20년 정도 더 노력해야 한다”며 “그 전에는 반도체 공급망 독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제품들이 대만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부품들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황 CEO의 평가는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반도체법 등을 도입한 미 바이든 행정부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이 지난해 도입한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는 등 미국에서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들에 보조금을 제공한다. 엔비디아의 핵심 사업 파트너인 대만 TSMC를 비롯해 삼성전자, 인텔 등이 대상이다.
그는 엔비디아가 중국과 계속 사업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국가 안보와 경쟁력이 중요하다”면서도 “할 수 있는 모든 사람과 사업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이후 규정을 준수하는 저사양 칩인 H800과 A800을 따로 만들어 수출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미 정부가 대중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저사양 인공지능(AI) 칩도 수출 규제 대상이 됐다.
황 CEO는 “규정을 준수하는 새로운 반도체 칩을 개발해야 하며, 규정을 준수하면 중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미국의 규제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칩 및 제조 장비 수입이 막힌 중국이 자체 기술을 개발하며 경쟁력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중국에 엔비디아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이 약 50개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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