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지난달 전국에서 1만 가구를 넘어섰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토교통부의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은 5만8299가구로 전달보다 2.5% 줄어들었다. 미분양 주택 수는 올해 2월 7만5000가구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줄어 지난달에는 6만가구 밑으로 내려왔다.
반면 입주를 시작했음에도 분양이 안 돼 빈 집으로 남아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달 1만224가구로 집계됐다. 전달 9513가구에서 7.5%나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이 1만가구를 넘은 것은 2021년 2월(1만779가구)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2019년 2만가구에 육박했던 준공 후 미분양은 2021년 9월 7000가구대로 내려온 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전국 주택 인허가는 1만8047가구로 전월 대비 58.1%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8.1% 줄어들었다. 8월에 5000여가구에 불과했던 인허가는 9월에 4만3114가구로 8배 가량 늘었다가 다시 7월 수준(1만8000여가구)으로 돌아오는 등 '널뛰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까지 누적 인허가는 27만391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0% 줄었다.
정부가 지난 9월26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착공과 분양, 준공은 지난달보다는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10월까지 누적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착공은 1만5733가구로 전월 대비 31.4% 증가했지만 10월 누계 기준 14만1595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57.2% 감소했다. 입주자모집 승인을 기준으로 한 분양 물량은 3만3407가구로 전월 대비 134.3% 급증했지만 10월까지 누적된 물량은 14만211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5% 적은 상황이다. 준공도 1만9543가구로 전월 대비 58.1% 늘었지만 10월 누계 기준 준공은 27만96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했다.
성호철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발표 이후 두 달 동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이 1조5700억원가량 공급됐다"며 "정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차츰 인허가 등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택 경기가 다시 냉각되는 분위기 속에 주택을 매매는 줄고 전세 거래는 늘어났다.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량은 4만7799건으로 전월 대비 3.3% 줄어들었다. 특히 올 들어 가격이 회복되며 거래가 늘었던 수도권에선 전달에 비해 13.0%로 줄어든 1만9791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지방에서는 2만8000가구가 거래돼 4.9%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는 21만449건으로 전달보다 4.5% 증가했다. 주택 수요자들이 집을 사기보다는 시장 흐름을 관망하며 당장은 전월세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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