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LG에너지솔루션에 현지 배터리 합작법인을 통해 받은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의 최대 85%를 배당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GM의 합작법인 지분율 5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기차 성장세 둔화로 속도 조절에 들어간 배터리업계 수익성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LG에너지솔루션에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받은 AMPC의 절반 이상을 배당 형태로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대신 합작공장의 이익률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보장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협상 중인 내용에 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AMPC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현지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h당 35달러)과 모듈(㎾h당 10달러)에 대해 세액공제 형태로 받는 보조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3분기까지 영업이익의 23%에 달하는 4267억원을 받았다. 내년부터는 조(兆) 단위 수혜가 예상된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법인에 절반씩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지분율에 따라 두 회사의 AMPC 공유 비율도 5 대 5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GM이 이를 깨고 많게는 85%까지 요구하고 나서자 배터리업계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도한 요구이기는 하지만 산업 간 역학 관계를 고려하면 배터리사가 단칼에 거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을 시작으로 한국 배터리 3사가 북미에서 가동을 준비 중인 합작공장은 모두 11곳이다. 완성차 업체의 AMPC 공유 요구가 본격화하면서 완성차와 배터리 회사 간 줄다리기는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빈난새/김형규 기자 binther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