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를 포함한 '노후계획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 내년부터 재건축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건축은 언제 하는 게 유리할까요. 법규만 만들어졌다고 바로 추진할 수 있을까요.
최근 인천 검단 AA13 현장 LH아파트에서 주차장 붕괴하고 이후 골조까지 거의 다 건설된 17개 동의 아파트를 철거하고 다시 시공하기로 했습니다. 이 단지 바로 옆 호반써밋 1차 단지는 사고 2개월 후가 입주 2년 차였는데, 막상 실거주 2년을 채우고 집을 매도하는 집주인들이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 손해를 보고 매도했다고 합니다. 이유는 바로 옆 AA13 현장 철거 기간 동안 소음과 먼지, 진동은 물론이고 공사장에 드나드는 대형 트럭 때문에 자녀들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해 급매로 매도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러한 예를 보면, 아파트 단지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1기 신도시 재건축의 시기에 대해서는 고민되는 대목입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재건축을 빠르게 진행하면 어떨까요. 건축 공사비가 더 오르기 전에 재건축하면 분담금도 줄고, 남들보다 새집에 먼저 들어와 살 수 있습니다. 특히 입주 전까지 고금리가 어느 정도 완화돼 대출 이자 부담도 낮아지게 되겠습니다.
하지만 주변 단지들이 그때부터 철거를 시작하면 철거공사 포함 최소 3년 이상 소음과 먼지, 진동 그리고 대형트럭에 의한 위험까지 계속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야 합니다. 앞뒤 좌우의 단지들에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다르다면 최대 10년 이상 이런 환경에서 살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내가 사는 집이 비교적 나중에 재건축을 하게 되면 어떨까요. 일단 먼저 재건축하는 단지들 때문에 역시 소음과 먼지, 진동 그리고 대형트럭에 의한 교통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버텨야 합니다. 공사비 상승 및 고금리로 인한 각종 비용이 증가, 분담금이 엄청나게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도 분담금 때문에 현금청산하고 외곽으로 밀려나는 조합원들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골칫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장점도 있겠지요. 주변 단지가 준공한 뒤에 재건축 시작하면 전세로 이사 갈 집들은 많이 있으니까 저금리로 전세대출 받아서 이주하기가 용이할 겁니다. 단지 전체가 재건축이 완료될 때쯤 입주하니까 아주 쾌적한 환경에서 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단지별로 입주민들이 고민해야 할 사항들이 많을 겁니다. 앞으로 2기 신도시 잔여분과 3기 신도시까지 전부 건설이 된다면, 이들 신도시에 대해서도 앞으로 재건축을 전부 다 해야 할까요. 재건축과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는 해법이 시급할 때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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