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는 경유차 사용 제한이 비싼 전기차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 문제와 맞물려 택배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 택배기사들은 통상 회사로부터 차량을 제공받지 않고 자체 구매한다.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은 경유차 대비 가격이 최대 두 배 수준이어서 택배기사들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친환경 차량은 그동안 공급된 물량이 적어 중고차 구입도 쉽지 않다. 택배기사를 위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매달 1600여 명의 기사가 새로 유입돼도 구인난에 시달려 온 택배업계가 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생활물류택배 서비스협회가 택배종사자 217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92.7%의 택배기사가 경유차를 타고 있다. 5년 이상 된 경유차를 타고 있는 비율은 37.7%다. 택배 경유차가 통상 5~7년 사이 교체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가 임박한 택배차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법 유예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83.0%에 달했다. 한 물류 회사 관계자는 “택배 물류터미널 내에 전기차 충전 설비를 설치하려면 공간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승압 작업이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드는데도 시설 보조금 정책은 전무하다”고 하소연했다.
협회와 택배노조는 유예기간을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는 감감무소식이다. 업계 현실을 외면한 밀어붙이기식 규제 추진은 곤란하다. 앞서 유예기간이 있긴 했지만 그동안 친환경차 공급과 인프라 확충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역시 사실이다. 새해부터 택배 대란이 벌어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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