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OPEC+는 장관회의를 열고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등 일부 회원국이 내년 1분기까지 하루 총 22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회원국 간 이견도 커 시행 의문, WTI 75.96弗…하루새 2.4%↓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마켓워치 등은 이날 OPEC+의 추가 감산 계획이 실제로 이행될지를 두고 시장의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회의 전만 해도 하루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이 있을 것이란 소문에 국제 유가는 상승했지만 합의 불발로 하락세로 돌아섰었다. 추가 감산 규모(90만 배럴)도 시장 예상(100만 배럴)에 못 미쳤다.
OPEC+에 따르면 내년 1분기까지 하루 22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100만 배럴, 러시아는 50만 배럴(기존 30만 배럴+추가 20만 배럴)의 원유 및 원유 제품 생산을 줄이기로 했다. 이라크는 하루 22만3000배럴, 아랍에미리트(UAE) 16만3000배럴, 쿠웨이트는 13만5000배럴의 원유를 감산할 계획이다. OPEC+는 “자발적 감산은 지난 6월 4일 회의에서 합의된 내년도 필수 생산량 수준에서 계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 산유국은 세계 공급량의 40% 이상인 하루 4300만 배럴을 생산한다. OPEC+ 산유국은 하루 약 500만 배럴의 공급을 줄이고 있는데 이는 세계 수요의 5%에 해당한다.
이번 회의에서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는 감산을 거부하고, 현재 원유생산량(118만 배럴)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OPEC+ 협의체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 감축을 의무화하지 않아 앙골라 같은 이탈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감산 합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이날 국제 유가는 2% 이상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 대비 1.9달러(2.4%) 내린 배럴당 75.96달러에 마감했다.
OPEC+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현재 배럴당 80달러대인 원유 가격은 한동안 90달러 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는 게 시장 분위기다.
안상미/노유정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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