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SG 관련 펀드 95개의 총 순자산가치(NAV)는 2조793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80개 펀드의 가치가 총 3조9940억원에 달한 것과 대조적이다. 펀드 수는 15개 늘었지만 총 NAV는 30%가량 깎였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ESG 펀드 시장에선 지난 10월 말까지 5개월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한 기관투자가는 “탄소중립 노력을 비롯해 각종 ESG 관련 조치엔 큰 비용이 따른다”며 “최근 고금리 와중에 경기가 둔화하며 ESG에 충실한 기업들의 실적 성장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펀드도 줄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시장에 새로 나온 ESG 펀드는 5개에 불과하다. 작년(14개)의 35% 수준에 그쳤다. ESG 펀드 수요가 급증한 2021년(33개)에 비하면 15%로 줄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 펀드에 들어오는 자금이 부쩍 감소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는 올 3분기 기준 글로벌 ESG 펀드에 137억달러(약 18조원)가 순유입됐다고 지난달 밝혔다. 이 회사가 2020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저치다. 직전 분기에 비해선 순유입액이 42% 줄었다.
증권가는 최근 수년간 투자 열풍이 분 ESG 펀드 시장이 고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쉬어가기 장세’를 거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향후 투자 심리가 회복하고 ESG 트렌드가 재부각되면 다양한 ESG 펀드 등이 출시되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ESG 펀드 공시 기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ESG 투자 상품을 표방하는 펀드는 증권신고서에 투자목적·전략, 운용 능력, 투자위험 등 중요정보에 대해 ESG 연관성을 사전 공시해야 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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