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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스마트폰에 범용 USB-C 충전 포트를 쓰도록 한 EU(유럽연합)의 범용 충전포트 기준을 도입하려는 정책에 애플(AAPL)이 반발, 적용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가 입수한 인도 정부 문서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달 28일 인도 IT부가 주재한 회의에서 기존 아이폰 모델을 정책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인도의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 계획에 따라 설정된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고 회의록에 기록되어 있다.
PLI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핵심 프로젝트로 인도내 전자제품 제조업체에 매년 신규 투자 및 휴대폰 판매 증가에 연동해서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폭스콘 같은 애플 공급업체가 인도내 아이폰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인도는 EU와 같은 범용 USB-C포트를 2025년 6월부터 도입한다는 계획이며 애플을 제외한 삼성전자 등 모든 휴대폰 제조업체가 이에 동의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고유한 라이트닝 커넥터 포트를 고집해왔다. 그러나 EU는 단일 충전기 솔루션을 사용하면 전세계적인 전자 폐기물도 줄이고 소비자가 약 2억7,10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애플의 차세대 성장 개척지로 여겨지고 있다.
애플의 분석가 밍치쿠오는 올해 아이폰 생산량의 12~14%가 인도에서 나올 것으로 추정했으며 내년에는 이 수치가 2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급성장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6%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 공급업체는 현재 아이폰 12,13,14 및 15모델을 인도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이폰15에만 새로운 범용 충전 포트가 있다. 문서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관계자들에게 “이전 제품의 디자인은 변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격에 민감한 인도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가격이 낮아지는 구형 아이폰 모델을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인도가 구형 모델에 공용 충전기를 요구할 경우 애플의 판매 목표가 타격받을 수 있다고 사이버미디어 리서치의 분석가 프라부 람이 지적했다.
EU의 휴대폰 C타입 충전기 규정은 2024년 12월부터 발효된다. 인도는 2025년 6월까지 규정을 시행할 계획이다.
인도에 대한 로비 활동이 처음 보도된 애플과 인도 IT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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