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은 지난 5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관청이자 공동 시행자인 광주시가 부작위(마땅히 할 처분과 행위를 하지 않는 것)로 일관해 공모사업 취지가 훼손되고 개발 비리 사건으로 변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민간공원 사업을 시행하는 빛고을중앙개발(SPC)이 세 차례나 무단으로 주주 변경을 시도해 광주시에 감독권 발동을 요청했지만 방관하고 있다”며 “광주시와 관련 공무원을 직무 유기와 직권 남용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SPC는 2020년 1월 한양(30%),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의 지분율로 설립됐다. 지분율이 가장 높은 한양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으나 주주들이 한양 대 비한양 구도로 나뉘면서 지분 다툼이 벌어졌다. 우빈은 2022년 5월 케이앤지스틸에 빌려준 투자금에 콜옵션을 행사해 49%의 지분율을 확보, 대표 주관사에 올라섰다. 이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롯데건설은 지난 10월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 설정을 통해 우빈의 주식을 가져오면서 주관사로 올라섰다.
주주 변경 과정에서 이 사업을 둘러싼 주요 소송만 4건에 달한다. △한양이 광주시를 상대로 한 시공자지위확인 소송 △우빈 주축의 SPC가 한양을 상대로 한 시공자지위부존재 소송(항소심에서 SPC 승소) △한양이 우빈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케이앤지스틸이 SPC를 상대로 한 주주지위확인소송 등이다.
광주시는 SPC의 주주 변경에 대해 사업 당시의 제안요청서 제3조를 근거로 “사업협약을 체결한 뒤에는 제안요청서가 적용되지 않아 SPC의 지분 변경에 광주시의 승인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2조원 규모의 공모사업을 둘러싼 분란을 광주시가 손놓고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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