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인 한국앤컴퍼니에 또다시 의문의 매수세가 대량 유입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6일 금융감독원에 공개매수 기간 장내매매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지만 7일 KB증권과 JP모간 서울지점 창구를 통해 대량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인수 주체를 놓고는 증권가에서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방어 측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또는 그의 우호세력이 지분 매수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높일 것이라는 데 베팅한 투자자들이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6.51% 오른 2만2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엔 14.46% 급등한 2만3750원에 거래되면서 52주(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앤컴퍼니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발표한 5일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가 6일엔 5.03% 하락한 뒤 이날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인 2만원을 계속 웃돌고 있다.
이날 주가 상승세는 KB증권과 JP모간 서울지점 창구 매수세가 주도해 주목을 끌었다. KB증권 창구를 통해 97만5492주(216억원)에 달하는 매수 주문이 유입됐다. 조 회장의 우군으로 평가되는 hy(한국야쿠르트)가 공개매수 첫날인 5일 수십억원어치를 매수한 창구다. JP모간 서울지점을 통해서도 이날 51만4423주(113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전날 25만4936주(54억원)에 이어 이틀째 대량 매수 주문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팔고 개인만 산 최근 이틀간 매매 동향을 볼 때 이들 창구에 매수 주문을 넣은 건 ‘큰손’ 개인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가 결국엔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가 매수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공개매수 초반부터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서면서 현 상태로는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를 반전시키려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는 조치가 필요하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24일까지 매수 가격을 올릴 수 있다. 공개매수 신청서를 정정하고 조건을 변경하면 된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가 최소 목표치인 20.35%에 미치지 않으면 단 한 주도 매입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소 목표치 미달로 공개매수가 무산되면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산 세력은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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