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포스트에 적합한 사람을 발탁하는 것은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과 같다. 리더가 잘 서야 조직과 구성원들도 제대로 세워지기 때문이다. 용장 밑에 약졸 없다. 리더가 병목일 수 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리더는 병목이 아니라 병뚜껑에 가깝다.
최적임자를 앉혀라
인재 배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상층부 인재들을 최적임자로 구성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것이야말로 경영자가 1순위로 해결할 일이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만은 않다. 일반적으로 리더들은 포스트가 비어 있는 것을 못 참는다. 부족해도 일단 자리를 채운다. 문제는 그 후 적임자를 찾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며, 설령 찾았더라도 조직을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이다.그러면 대안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제대로 하는 것이다. IBM의 루 거스너는 최고경영자(CEO)가 된 후 가장 시급한 일은 전략이나 비전이 아니라 핵심 인재를 찾는 것이라고 판단했고, 첫 2개월을 그 일에 사용했다. 그는 실제로 두 달 만에 대부분의 리더를 교체했고 성공적인 회사로 이끌었다. 이처럼 최적임자를 찾는 것은 CEO의 일이다. 인사책임자(CHO)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해서도 안 된다.
당신은 해결사를 찾기 위해 시간을 온전히 투자해본 적이 있는가? 2개월이 아니라 1개월, 그중 70%의 시간만 집중하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일은 누가 할까? 어차피 내가 없어도 사업부는 관성과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높은 직책에 있을수록 부하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최고 임금을 받는 이유다. 당신이 최고위직에 있다면 각 리더들에게 한 달간 출근하지 말고 해결사만 찾아오라고 요구해보라. 찾아오든지, 아니면 적어도 인재를 보는 시각을 바꿀 것이다(실제로 여럿에게 적용했고 성과를 거뒀다).
최선이 아니면 내려야 한다
현 직책자가 최선이 아니면 어떻게 할까? 우선은 그 자리에서 내려야 한다. 그러면 그 빈 포스트는 어떻게 채울 것인가? 최선의 방법은 조직 내에서 발탁하는 것이다. 이 일이 쉽지 않지만, 미리 준비하거나 해결 의지가 분명하면 가능하다. 웬만한 규모의 조직에는 후보가 있는 편이다.그러면 그 자리에서 내린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에게 맞는 다른 자리, 가령 이전에 가장 잘했던 일을 다시 하게 하면 된다. 지금 보직에 맞지 않을 뿐이며 기여할 일은 있다. 다시 준비되면 이전보다 조금 작은 조직의 리더로 발탁해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이런 일을 할 때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인재 교체 판단이 서면 즉시 실행해야 한다. 업무 연속성을 이유로 질질 끄는 것은 기업과 당사자 모두에게 좋지 않다. 특히 장래성 있고 젊은 최우수 인재들이 희망을 잃고 탈출하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외부 영입 시 주의할 점
통계적으로 인재 발탁이 성공할 확률은 30%를 넘지 않는다. 성공 30%, 그저 그런 성과 40%, 전임자보다 처절히 실패할 확률이 30%다. 더구나 외부 영입은 문화 적응 등 넘어야 할 산이 또 하나 있다. 그러므로 다음 세 가지에 해당되지 않으면 외부 영입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첫째, 인수합병(M&A) 사업부는 새로운 사업과 조직이기에 그 일에 경험 있는 적임자가 유리하다. 둘째, 구조조정 등 강력한 수단이 필요한 경우에는 내부 직원보다는 외부인이 실행하기 용이하다. 셋째, 기술·재무·법무 등 전문 특성이 강한 분야는 외부 영입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세 가지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외부 영입으로 경영자를 세우고자 할 때는 최고운영책임자(COO)나 3인자 위치에서 1~2년 정도 일과 문화를 익히게 하는 등 스스로 증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 반대로 외부에서 온 경영자는 기존 조직에 허점이 많아 보이고, 뭔가 단기간에 확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조직이든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라면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들이 인정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리가 없다. 만약 영입한 인재가 조직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어떤 경우에든 그 사람을 리더로 세워서는 안 된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