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가슴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판에 들어온 지 어언 30여년이 되어 간다"며 "그렇지 않아도 연말이라 어수선한데 견리망의라는 사자성어조차 가슴 아프게 한다"고 썼다.
그는 "뜬금없이 초겨울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 출근하면서 본 신천(新川)은 저리 맑은데, 나라는 왜 이리 혼탁하고 어지러운지"라며 "열국지(列國志)를 다시 읽어 보면서 세상의 지혜를 구해 보지만,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교수들이 꼽은 사자성어 '견리망의'를 언급하며 "좌파는 뻔뻔하고 우파는 비겁하다고 제가 질타를 한 일도 있었지만, 요즘은 좌우 모두 뻔뻔함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견리망의나 후안무치나 같은 말"이라고 썼다.
홍 시장은 "참 부끄럽고, 부끄럽다"며 "최소한의 부끄러움은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견리망의'가 응답자 30.1%(396표)의 지지를 얻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가 꼽혔다고 전날 밝혔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견리망의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정치란 본래 국민들을 '바르게(政=正)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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