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81만5357쌍) 중 맞벌이 부부(46만6525쌍) 비중은 57.2%로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치가 나온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맞벌이 신혼부부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5년 42.9%에서 2016년 44.5%, 2017년 44.9%로 증가한 뒤 2020년 52.0%로 절반을 넘었다. 이후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맞벌이를 하지 않고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신혼부부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남편이나 아내 중 한 명만 일하는 외벌이 부부 비중은 2015년 49.5%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40% 아래(38.2%)로 떨어졌다.
혼인한 지 오래될수록 외벌이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결혼 후 출산과 육아 등으로 여성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의 유(有)자녀 비중(60.9%)이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49.2%)보다 11.7%포인트 높았다.
맞벌이 신혼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9.8%에 그쳤다. 맞벌이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딩크족의 비중(50.2%)이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다. 딩크족 비중은 2021년 50.4%에 이어 2년 연속 50%를 웃돌았다. 이들 맞벌이 신혼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외벌이 부부(59.4%)보다 9.6%포인트 낮았다. 맞벌이 부부가 외벌이 부부보다 경제적 여유는 많지만 아이를 낳고 돌볼 심리적 여유는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맞벌이 부부는 아이가 있더라도 평균 자녀 수(0.59명)가 외벌이 부부(0.73명)에 비해 0.14명 적었다.
주택 보유 여부도 출산에 영향을 줬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신혼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49.5%로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유자녀 비중(59.6%)보다 10.1%포인트 낮았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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