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최근 MBK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와 관련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일부 임직원에게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경우 조 명예회장이 직접 나서서 정리하겠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명예회장은 또 “다시는 경영권 관련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히 정리하겠다”고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장을 교란해 개인투자자 손해가 발생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생각도 전했다고 한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나서면 50% 이상 확보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 관측이다.
MBK는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차녀 조희원 씨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24일까지 주당 2만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를 공개매수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자사주를 제외한 발행주식의 50.0∼57.0%까지 늘어나게 돼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5일부터 공개매수를 시작했지만, 주가가 계속 2만원을 웃돌자 시장에서는 MBK가 공개매수가를 높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MBK는 투자 규모 5600억원이 ‘상한선’이라며 공개매수가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MBK에 대한 여론은 악화하는 분위기다. 한국노총 소속 한국타이어 노조는 지난 11일 입장문에서 “외국계 자본의 한국타이어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MBK는 외국 자본의 국내 유입을 돕는 ‘노랑머리 한국인’으로 악명이 자자하다”며 “사모펀드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회사 자산을 약탈하고, 안정적인 운영보다 단기 수익성에 급급해 정리해고로 노동자 권리를 파괴하고 무시하는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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