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전자라도 좋아"…4600만원어치 사모은 삼성 임원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3-12-13 06:00   수정 2023-12-13 09:03


"와이프가 주식계좌 열면 큰일 나요."
"주담대(주식담보대출) 이자 갚으려고 출근하는 거죠. "

기세등등한 대기업 임원들도 자사주 앞에서는 목소리가 작아진다. 얼마나 손실을 냈는지, 왜 샀는지 사연도 많다. 수익을 봤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한국 대장주인 삼성전자 임원들은 어떨까. 이들의 '자사주 사랑'은 각별한 편이다. 지난달 인사를 통해 임원 자리에 오른 이들은 1인당 평균 4600만원어치의 자사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어치 넘게 보유한 신규 임원도 있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에 따라 승진한 신규 임원(상무급) 20명이 이달 1~8일에 주식보유공시를 냈다. '상장사 임원은 임원이 된 날부터 5일 이내에 소유한 자사주 상황과 변동에 대해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는 자본시장법 제173조에 따른 공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4명 등 143명을 승진 발령하는 내용의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12일 삼성전자 종가(보통주 7만3500원, 우선주 5만9500원) 기준으로 20명이 보유한 자사주는 9억2084만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으로 신규 임원 1인당 4600만원씩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김인철 상무, 최민기 상무, 박형신 상무, 정춘화 상무, 문태호 상무 등은 자사주를 1000주(보통주·우선주 합계 기준) 넘게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주식 매입시기나 매입원가를 공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 임원들은 7만원대에 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2004년 스톡옵션(주식 매수 선택권) 제도를 없앴다. 자사주를 보유하려면, 시장에서 제값 주고 사들이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들은 자사주를 사거나 팔 때마다 공시를 해야 한다. 회사 사정을 훤히 아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매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판단 기준이 된다.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부담감에 승진 직후 자사주를 모조리 팔아 치우는 임원도 있다.

'고참급 임원'인 등기임원들이 보유한 자사주 규모는 신규 임원의 10~100배가량 많다. 삼성전자 등기임원 가운데 6명은 3600주~2만2500주가량의 자사주를 쥐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노태문 사장은 각각 1만5000주, 2만1050주, 1만3000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종가를 반영하면 각각 11억원, 15억원, 9억원어치에 달했다.

박학규 사장과 이정배 사장은 각각 1만3000주, 2만2500주를 보유 중이다. 각각 16억원, 11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사외이사인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은 2억원어치에 달하는 3655주를 보유 중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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