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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경제의 선행지표 중 하나로 ‘닥터 코퍼’라 불리는 구리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내년 공급량이 줄어들 전망이어서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1일(현지시간) 구리 선물 가격은 t당 8440달러를 넘어섰다. 구리 가격은 지난 1일 기록한 4개월 만의 최고치인 t당 864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구리 가격은 파나마에서 정부의 구리 광산 채굴권 인허가 연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된 지난달 10일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가 이달 들어 중국 등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하락했으나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광산기업 앵글로아메리칸이 내년 구리 생산량 가이던스를 낮춘 영향이 컸다. 앵글로아메리칸은 내년 자사의 구리 생산량이 이전 예상치보다 20% 감소한 73만~79만t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생산량 예상치도 69만~75만t으로 이전보다 18% 줄였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칠레에 있는 구리 가공 공장이 관리 및 유지 보수에 들어갔으며 페루 공장도 시설을 보수할 계획이라 생산량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앨리스 폭스 맥쿼리 애널리스트는 “앵글로아메리칸이 새로 발표한 2026년 생산량 가이던스도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며 “구리 수요가 유지된다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도 최근 내년 구리 생산량을 32만5000t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올해 생산 예상치인 32만~35만5000t보다 적다. 구리의 공급 차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10위권인 코브레파나마 구리 광산이 언제 생산을 재개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리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구리 등 비철금속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리는 각종 산업용 재료로 널리 쓰이는 원자재다. 구리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은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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