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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자 윤석열 정부 ‘개국공신’으로 꼽히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내에선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친윤(친윤석열)계 주류를 향한 불출마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날 김 대표는 공개 일정을 취소한 채 장고에 들어갔다. 혁신위원회의 거취 압박에 한 달가량 침묵해 온 김 대표가 이르면 이번주 불출마나 대표직 사퇴 등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의원은 누구보다 윤 대통령 의중을 정확히 읽는 인사로 꼽힌다. 대선캠프 상황실장과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다.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는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지지율이 한 자릿수였던 김 대표의 당선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부산 사상에서 3선을 한 장 의원은 무소속 당선 이력이 있을 정도로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 이 때문에 올해 중순부터 불거진 불출마 관측을 극구 부인해왔다.
그런 장 의원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여권 내 위기감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한 친윤계 핵심 인사는 “본인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은 장 의원 스스로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타이밍의 문제였을 뿐”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불출마만으로는 ‘희생’ 이미지를 각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대신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 대표 대행을 맡는 방식으로 당이 재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1명의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의원 중에서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는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한 하태경 의원이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게 전부다. 혁신 동력이 떨어질 경우 지도부 거취와 총선 주도권을 놓고 당내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대표 거취에 대한 입장을 놓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험지인 수도권·충청 의원들과 텃밭인 서울 강남권 및 영남 의원들로 정확히 양분된 상태다.
양길성/노경목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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