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1조달러(약 1300조원) 늘어날 겁니다."
세계 1위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앤드컴퍼니(맥킨지)가 지난 11일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한국의 2040년 GDP를 3조2000억~3조4000억달러(약 4160조~4420조원)로 추산했다. 여타 전망치보다 1조달러 많은 규모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만만찮다. 삼성전자 등과 같은 기업이 5곳 이상 늘어야 하고, 중소기업 생산성은 2배가량 뜀박질해야 한다.
맥킨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의 다음 S곡선(Korea’s Next S-Curve)’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2040년 한국의 GDP 규모가 3조2000억~3조4000억달러에 달해 세계 7대 경제 강국 대열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맥킨지의 GDP 전망치는 종전 S&P(2조4000억달러), 영국분석업체인 EIU(2조2000억달러) 등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 같은 GDP를 달성하면 2040년 한국의 1인당 GDP는 7만달러(약 9100만원)에 도달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2237달러(약 4200만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2배이상 GDP가 불어난다는 의미다.
이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204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4%대에 진입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없이 최대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 각각 1.9%, 1.7%로 추산했다. 맥킨지의 성장률 전망치는 그만큼 도전적 목표다. 맥킨지도 "4%대로 도약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미국 성장률은 1991~1995년에 2%대에서 1996~2000년 4%대로 재도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 동시에 정보기술(IT) 산업이 확산된 영향"이라며 "독일도 1991?2005년 1% 중반대에 머무른 성장률이 노동 개혁 등에 따라 2006?2011년에 4%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맥킨지는 "한국이 4%대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연결기준 매출 1000억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기업이 현재 3곳에서 8곳으로 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한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등 세 곳뿐이다. 매출 100억달러(13조원) 기업은 54곳에서 74곳으로 20곳 늘어야 하고, 매출 10억달러(1조3000억원) 기업은 지금 418곳에서 518곳으로 100곳 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바이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반도체 등의 산업군에서 이들 기업이 쏟아져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 기업 수의 99%에 달하고, 직장인의 80%가량이 몸담고 있는 중소기업 생산성을 지금보다 2배가량 높여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 한국의 중소기업 생산성은 대기업의 약 30%에 머문다. OECD 평균(50%)을 크게 밑돈다.
한국 자본시장 몸집을 불려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한국의 GDP 대비 자본시장 규모는 2018~2022년 기준 9.5%로 미국(25.0%), 영국(20.6%), 일본(11.0%)을 크게 밑돈다. 이를 위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후진적 지배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했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2013년 한국 경제를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했다"며 "개구리를 냄비 밖으로 꺼내는 과감한 시도와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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