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ASML 1조 반도체 R&D 센터 내년 착공…부지 선정 돌입

입력 2023-12-13 16:08   수정 2023-12-13 16:09


삼성전자와 네덜란드 ASML이 공동으로 설립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연구개발(R&D) 센터'의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ASML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센터'의 부지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부지 적합도 등 평가를 거친 후 내년 중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지난 12일 두 기업은 차세대 EUV 장비를 활용, 초미세 첨단반도체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연구팹을 우리나라에 건립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R&D센터에서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활용한 반도체 공정기술을 개발한다. ASML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7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려면 EUV 장비 사용은 필수적이다.

ASML이 외국기업과 공동으로 해외에 설립하는 첫 R&D센터로 초미세화 기술경쟁에서 국내기업의 우위를 확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하고 있다.

ASML이 생산하는 EUV 1대당 가격이 약 2000억원에 달하지만, 연간 50대만 생산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산업부는 ASML과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장비의 선제적인 도입을 통한 공정 투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ASML과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기로 협약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전체 수요전력의 20%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을 필두로 내세운 산업부는 네덜란드와 반도체 협력을 강화한다.

'한-네덜란드 반도체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국내 학생과 재직자들에게 EUV 장비 운영 방법을 교육한다. 첨단반도체 공정기술 특강, 반도체 솔버톤 등의 교육이 이뤄질 계획이다. 반도체 관련 학생들과 재직자들의 교육은 ASML 본사와 에인트호벤 공대에서 내년 2월부터 시작된다.

산업부는 2028년까지 반도체 아카데미를 통해 500여명의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용필 산업부 첨단산업정책관은 "네덜란드와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 논의를 가져 왔다"며 "ASML 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들이 국내기업과 협력관계를 만들어 들어왔을 때 투자·규제 환경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삼성전자-ASML간 협력 발표는 치열해지는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ASML이 공동 기술개발에 성공해 보다 친환경적인 반도체 장비 생태계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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