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형 쏘나타 택시를 중국에서 생산해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지난 8월 기존 쏘나타 택시를 단종한 뒤 택시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신형 쏘나타 택시를 중국 베이징 공장에서 생산에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8세대(DN8)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한 뒤 중국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8월부터 아산공장에서 만들던 기존 7세대(LF) 쏘나타 택시 생산을 중단했다. 액화석유가스(LPG) 차량보다 전기차 생산에 역량을 집중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택시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LPG 택시를 유지하는 것은 방향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2019년 8세대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혁신적인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택시 모델은 내놓지 않기로 했었다. 그동안 7세대 쏘나타 택시만 생산·판매한 이유다.
그러나 택시 업계는 7세대 쏘나타 택시 단종 이후 줄기차게 후속 모델을 요구했다. 국내 유일한 중형 LPG 모델이었던 쏘나타 택시가 단종됨에 따라 대형 차량을 살 수밖에 없어 구매 비용이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그랜저 택시는 쏘나타 택시보다 1500만 원가량 비싸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달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아 후속 모델 출시를 촉구하기도 했다.
현대차 측은 8세대 쏘나타 택시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데 대해 “중형 LPG 택시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택시 업계에 안정적으로 차량을 공급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결단했다”고 말했다. 중국 판매가 부진해 현지 공장 가동률이 악화한 이유도 있다. 현대차는 조만간 신형 쏘나타 택시의 가격, 사양, 출시 일정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동조합의 반발이 변수다. 노조는 회사가 해외 공장 관련 단체협약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단협 42조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성차는 해외 공장에서 수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내 공장의 고용 안정을 위한 조항이다.
쏘나타 일반 모델은 아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들여오면 안 된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사측은 쏘나타 택시가 이미 단종돼 단협 위반이 아니며, 고용 불안을 야기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