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5일 17:3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단가를 올리기로 전격 결정했다. 경영권 분쟁이 조현범 회장 측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확산되며 주가가 대폭 하락하자 주도권을 쥐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조현범 회장의 우군으로 나선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매집이 시세조종 혐의가 짙다며 조사를 의뢰하는 등 방어측의 손발을 묶는 투트랙 전략도 가동했다.
15일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단가를 기존 주당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상향하는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공개 매수에 투입되는 자금도 기존 5186억원(최대 27.32% 가정시)에서 6200억원 수준까지 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MBK가 승부수를 던진 것은 한국앤컴퍼니의 주가가 공개매수단가 밑으로 하회하고 조 명예회장의 장내 매집에 대한 위법 가능성이 수면위로 오르면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마지막 기회가 포착됐다고 판단하면서다.
이날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25.06% 하락한 1만5850원에 마감했다. 지난 5일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선언한 8거래일만에 처음으로 공개매수가격인 2만원을 밑돌았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조 회장 측의 승리로 끝났다는 기류가 확산하면서 주가 과열이 멈췄지만 공격 측인 MBK파트너스엔 마지막 기회가 됐다.
MBK는 이날 오전 조 명예회장과 hy그룹의 장내매집이 자신들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위법 행위라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전날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6거래일에 걸쳐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2.72%)를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MBK 측은 조 명예회장이 장내에서 7일부터 지분을 매집했음에도 조 회장이 8일에 특수관계인 지분을 공시하면서 이를 빼놓은 것도 주식대량보유 보고 의무(5%룰)를 위반한 혐의가 짙다고 덧붙였다. 5%룰 위반 혐의가 입증되면 조 명예회장의 의결권은 6개월간 제한된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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