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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은 가천대뇌과학연구원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세계 첫 11.7테슬라(T) MRI 개발이 마무리되면 양전자단층촬영(PET)을 결합해 융합영상기기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뇌영상 분야 초격차 기술력을 토대로 세계 연구진과 글로벌 공동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올해 1월 서울대에서 정년을 맞은 김 원장은 10월 가천대뇌과학연구원장에 취임했다. 2004년 출범한 연구원은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 지원을 받아 내년 1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11.7T MRI로 동물 촬영을 할 계획이다. ‘의료용 제임스웨브 망원경’으로 불리는 11.7T MRI는 이전에 상용화된 7T MRI보다 화질을 1만 배 정도 높일 수 있다.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도 개발에 나섰지만 프랑스 연구팀이 식물 촬영까지만 성공했다. 동물 촬영에 성공하면 다양한 뇌 기능의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마약중독, 우울증, 자살, 수면장애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뇌 질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환자가 급증해 사회적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뇌과학 기술을 의료기관에서 활용(T2C)하고 사업화(T2B)해야 한다는 수요가 커지는 배경이다.
김 원장은 11.7T MRI를 시작으로 다양한 실용화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9년간 기초 연구에 집중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을 연계한 중개, 실용화 연구 밸류체인도 구축했다. 연구원 기반 기술로 휴런, 이소메디 등 여러 창업 기업이 탄생했지만 아직은 수가 제한적이란 평가다.
김 원장은 “연구소, 병원, 기업 등을 연계해 기초부터 임상까지 모든 단계 플랫폼을 구축해 실용화 연구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며 “뇌질환 진단 치료용 의약품과 의료기기, 디지털치료제, 전자약 등으로 기술 개발 범위를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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