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나와프 쿠웨이트 국왕, 86세로 별세

입력 2023-12-17 23:47   수정 2023-12-17 23:48



셰이크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이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쿠웨이트 왕실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후 친척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장례식이 치러졌다.

셰이크 나와프 국왕의 이복동생이자 왕세제인 셰이크 메샬 알아흐마드 알자베르(83)가 후계자로 지명됐다. 셰이크 메샬은 2021년 말부터 쿠웨이트의 사실상 통치자로 활동해 왔다.

쿠웨이트는 40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공공기관을 3일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셰이크 나와프에 대해 "미국의 소중한 파트너이자 진정한 친구"라고 묘사하며 "양국 간 오랜 유대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셰이크 나와프 국왕의 사망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29일 긴급한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입원했다. 셰이크 나와프 국왕은 2020년 이복형인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전 국왕(당시 91세) 별세 후 군주 자리를 물려받았다. 1962년 하왈리주 지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78년부터 1988년까지 내무부 장관, 이후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1990년대 초반 걸프 전쟁 후 이라크에 점령됐던 쿠웨이트가 독립한 후에는 노동 및 사회장관 대행, 쿠웨이트군 부참모총장, 내무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냈다. 국왕 즉위 후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국제유가 폭락에 따른 위기 상황을 극복했다. 셰이크 나와프는 정치범들에게 수많은 사면을 하여 '사면의 에미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세계 7위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쿠웨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쿠웨이트는 정당 활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중동에선 정치적으로 가장 자유로운 국가로 평가된다. 수니파, 시아파, 자유주의자, 이슬람교도 등이 포함된 입법부를 구성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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