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의료산업 분야의 성장잠재력이 이렇게 크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실업자 수는 70만 명 안팎이다. 여기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20~40대 ‘쉬었음’ 인구가 약 80만 명이다. 단순 계산상으로는 비대면 진료 산업만으로 국내 실업자와 쉬고 있는 청년들을 모두 채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여기에 적용되는 기술과 서비스의 영역은 광범위하다. 디지털 의료기기 등 제조업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 각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국내에 한정된 의료서비스산업 영역을 해외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도 된다. 이런 산업을 안 키울 이유가 있나.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은 지난 주말 다시 한번 증명됐다. 정부가 야간·휴일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도서벽지 외에도 의료 취약지의 환자들이 초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범 진료 범위를 완화하자 이용자가 2~3배 급증했다. 그동안 마땅히 누려야 할 의료 기본권에서 소외된 채 사각지대에 방치된 국민이 이렇게 많다는 얘기다.
이미 주요 선진국은 비대면 진료와 관련한 규제를 풀고 초진, 처방, 약 배송 등을 전면 허용하고 있다. 이런데도 우리는 정치권이 여전히 의료계 눈치만 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의료계는 오진과 약 오남용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지만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대면 진료를 통해 이 같은 우려가 상당 부분 과장됐음이 증명됐다. 국회는 이제라도 의료법을 개정해 비대면 진료를 정식으로 도입하고, 의료계도 전향적인 자세로 협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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