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튀르키예의 지성' 오르한 파묵, <7년의 밤> <종의 기원>을 통해 한국 대표 스릴러 작가로 자리매김한 정유정, 세계적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
내년 신작을 들고 국내 독자들을 찾아올 저자들이다. 올 한 해 원자재값 인상과 경기 둔화로 불황을 겪은 출판사들은 다시금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내년의 책들을 준비 중이다. 2024년에는 직장인 만화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미생>(더오리진)과 윤흥길 작가가 집필에서 출간까지 20년을 들인 필생의 역작 <문신>(문학동네) 완간도 예정돼 있다.
문학과지성사 시인선과 창비 시선은 내년 각각 600호, 500호를 맞아 특별 시집을 낸다. 각각 1975년, 1978년에 첫 시집을 출간한 창비 시인선과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은 50년 가까이 이어지며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 시집들을 만들어왔다.
문학과지성사는 이병률, 이장욱 시인의 신작 시집도 내년 출간할 예정이다. 박연준, 장석주, 강정 시인 등의 새 시집은 문학동네를 통해 선보인다. 김영사에서는 내년 수도회 입회 60주년을 맞는 이해인 수녀·시인의 기념 산문집 <소중한 보물들>이 나온다.
내년 출간될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과 전미도서상 번역문학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의 신작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인플루엔셜)은 바닷가 도시의 가족과 해양 생물을 주제로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자전적 SF연작소설이다. 만해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받은 황정은의 새 장편소설은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욘 포세의 최신작 <샤이닝>(가제)과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수상작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는 문학동네에서 국내 출간을 준비 중이다.
2월 민음사가 선보일 예정인 여성문학연구회의 <여성문학선집>(전 7권)은 1890년대 말부터 1990년대 말까지 각 시대별 시, 소설, 산문, 희곡 등 여성문학 100년사 작가와 작품을 집대성한 책으로, 총 85명 155개 작품을 수록했다. 한국 여성문학사 100년을 정리한 최초의 선집이라 주목할 만하다.
또 민음사에서 8~9월 중 출간될 오르한 파묵의 <먼 산의 기억>은 그가 2008년부터 14년간 매일 작은 노트에 담은 글과 그림을 통해 파묵의 일생과 문학 세계를 들여다본다.
21세기북스가 3월께 출간 예정인 경제사학자 헤럴드 제임스 프린스턴대 교수의 <세계화를 만든 7가지 위기들>은 오늘날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친 7대 경제위기를 탐구한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준비 중인 닐 하우의 <제4의 전환이 온다>는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경제학자, 인구통계학자인 닐 하우가 자신의 전작 <제4의 전환>을 약 30년 만에 현대적으로 보완해 내놓은 신작이다. 미래 도래할 사회·경제를 전망한다.
세계적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물'을 주제로 새로운 경제와 사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신작은 9~10월께 민음사를 통해 만날 수 있다. 3월께 출간될 <이윤을 위한 경쟁: 은행 및 부동산 업계는 어떻게 흑인의 주택소유를 약화시켰는가>(에코리브르)는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책으로, 부동산 시장과 이를 둘러싼 경쟁이 소수인종 등 약자를 어떻게 배제하는지 탐구한다.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신작 역시 눈길을 끈다. 어크로스는 국내에서만 20만부 이상 팔린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의 신작 <벤과 나>를 내년 출간한다. 미국의 건국자이자 정치가, 발명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삶에서 삶의 영감과 교훈을 모색하는 책이다.
이밖에 '타임'지가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인터뷰 및 신문 기사 등에서 발췌한 어록을 엮어낸 <테일러 스위프트의 말>(마음산책)도 기대작으로 꼽을 만하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방송작가 이언주가 쓴 <유퀴즈에서 만난 사람들>(김영사), '파리 리뷰'에서 1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화제의 에세이 '두루미 아내'가 수록된 C. J. 하우저의 에세이집 <크레인 와이프>(가제·열린책들), <싱크 어게인>의 저자 애덤 그랜트가 '숨은 잠재력'을 발굴하는 키우는 법을 알려주는 <히든 포텐셜>(한국경제신문), <나쁜 페미니스트>의 저자 록산 게이의 신작 에세이집 <의견들>(문학동네) 등도 눈길을 끈다.
구은서/안시욱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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