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이바신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심각한 침체 위험에 처해 있다”고 했다. 그는 “영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을 기반으로, 영국 국채 투자를 평소보다 늘렸다”고 했다. 통상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커지면서 국채 가격이 오른다. 국채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금리는 하락한다.
지난 10월 영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7월(-0.6%) 이후 3개월 만의 역성장으로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영국 중앙은행은 가계 소비 위축 등을 이유로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1%에서 0%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의 국채 금리는 10월 말부터 하강 곡선을 탔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0월 20일께 연 4.6%대였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근 두 달 새 1%포인트 내려 3.6%대에 머물고 있다. 20일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3.9%대로 떨어져 경제 둔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렸다. 전월의 4.6%에서 대폭 떨어진 데다 2021년 9월(3.1%) 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다.
이바신 CIO는 “올해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준 미국과 달리 영국과 유럽의 상황은 크게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은 향후 1년간 더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미국 국채보다 영국과 유로존 국채 투자 비중을 늘린 핌코의 결정이 “아주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올해 EU와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9월 전망치)에서 0.6%로 내려 잡았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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