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참석자들은 한 장관의 정치 경험 부족,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해 우려했지만 ‘한동훈 비대위’를 반대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윤 권한대행은 지난 14일 중진 연석회의를 시작으로 15일 의원총회, 18일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잇따라 열어 당내 의견을 취합했다. 그간 당내 인사들은 대체로 한 장관을 총선 국면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나타냈다. 다만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 자리가 적합한지를 두고 이견이 있었다. 정치 경험이 부족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인 만큼 여권 쇄신의 핵심인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한 장관 추대를 반대해 온 비주류에서 ‘대안이 없다’는 기류가 강해지면서 당내 분위기가 뒤바뀌었다는 게 정치권 얘기다. 한 장관이 전날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며 사실상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 뜻을 내비친 것도 분위기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통 지지층 사이에선 보수 세력을 이끌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점과 대야 전투력 등이 강점으로 회자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장관이 등판하면 내년 총선 구도가 ‘윤석열 대 이재명’이 아니라 ‘한동훈 대 이재명’으로 재편돼 미래와 과거의 대결 프레임을 꺼낼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점은 최대 한계로 꼽힌다. ‘검찰 공화국’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다 김건희 여사 특검,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에 소신껏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과의 두터운 신뢰관계가 당 쇄신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장관과 가까운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 장관은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며 “여의도 정치권에 빚이 없기 때문에 당 쇄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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