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2기가바이트(GB)인 KT 가입자 김정은 씨(51)는 5세대(5G) 스마트폰을 구입한 뒤 통신비 부담이 부쩍 늘었다. 4세대 이동통신(LTE)에선 월 3만3000원 최저 요금제(데이터 1.4GB)로 충분했는데 5G 요금제는 가장 낮은 상품이 4만5000원(5GB)짜리였다.
앞으로는 이런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5G 스마트폰 이용자도 LTE 요금제로 가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가 22일부터 5G와 LTE 요금제 간 벽을 허물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의 일환이다. SK텔레콤이 지난달 22일 가장 먼저 이용약관을 개정한 데 이어 KT도 움직였다. LG유플러스는 내년 1월 19일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LTE 요금제는 5G 요금제보다 저렴한 편이다. 데이터를 적게 사용한다면 5G 스마트폰에서 LTE 요금제로 바꾸는 게 이득이다. 데이터를 많이 쓴다면 5G 요금제가 유리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요금제 변경을 고려하는 기준을 데이터 사용량 9GB로 꼽았다. 9GB는 평균적으로 초고화질(4K) 영상 1시간을 보는 데 소요되는 데이터 양이다. 김씨처럼 5G 이용자지만 데이터를 9GB 미만으로 알뜰하게 쓴다면 LTE 요금제로 갈아타는 게 좋다.
와이파이 사용을 제외한 평소 데이터 사용량이 9GB를 넘는다면 5G 요금제가 오히려 유리하다. 5G 요금제는 상대적으로 데이터 제공량이 많아 동영상, 게임, SNS, 음악 등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예컨대 KT에선 6만9000원짜리 동일한 가격에 5G 요금제엔 220GB를, LTE엔 110GB를 제공한다. 다만 단말기 구입 시 지원금을 받았다면 기존 요금제 유지 기간이 만료됐는지 따져봐야 한다. 유지 기간 만료 전 요금제를 변경하면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내년 3월 29일부터 ‘선택약정 25% 요금 할인 사전 예약제’를 도입한다. 1년 약정을 선택하는 가입자에게 1년 약정 연장을 예약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30만~8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 3~4종을 추가 출시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주요 방안으로 꼽힌다. 올해 11~12월엔 40만~8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 2종을 내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민생 경제 부담이 커지고 있어 통신비 부담을 적극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분기 월평균 가계통신비 지출은 전년 동기(13만1000원)보다 1% 감소한 13만원으로 집계됐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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