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2일 14: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캐피탈사의 신용등급 줄강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으면서 캐피탈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오케이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시장지배력이 악화한 게 신용도 하향의 주요 배경이다. 오케이캐피탈의 시장점유율은 2022년 말 1.6%에서 지난 6월 말 1.3%로 떨어졌다.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이 제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부동산 PF 리스크도 발목을 잡았다. 영업자산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PF 관련 대출의 건전성이 저하된 탓이다. 9월 말 기준 오케이캐피탈의 부동산 PF 관련 대출은 1조5487억원 규모로 영업자산의 55.1%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중·후순위 대출 비중도 높다. 9월 말 기준 이 회사 브릿지론과 본 PF 대출의 각각 76.7%와 96%가 중·후순위 대출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올해 하반기 정기평정에서 연일 캐피탈사의 신용도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이달 엠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1일 에이캐피탈의 단기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했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기업평가는 내년 캐피탈업의 사업환경·실적 방향·등급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매겼다. 내년에도 신용도가 추가 하향 조정되는 캐피탈사가 속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A급 이하 캐피탈을 중심으로 자산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데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게 한기평의 분석이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A급 이하 캐피탈사의 부동산 PF 관련 대출 비중이 AA급보다 크다"며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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