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서 6년째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43) 부부는 영업중에 브레이크 타임(휴식 시간) 없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다만 가게 아르바이트생은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오롯이 A씨와 아내만 일하며 손님을 맞는다.
그는 "다른 식당은 브레이크 타임인데 우리는 영업하다 보니 손님이 더러 온다. 매출이 확 늘지는 않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하다"며 "힘에 부쳐도 인건비를 줄이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브레이크 타임 없이 고깃집을 운영 중인 B씨(38)는 아르바이트생을 교대로 근무시켜 인건비를 줄였다. 요일이나 상황에 따라 세 명의 아르바이트생 중 한 명만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근무하는 식이다.
B씨 가게는 장사가 잘되는 편이지만 저녁 매출이 들쑥날쑥하다고 했다. 그는 "점심 영업시간을 늘려야 전체 매출이 안정된다"면서 "손이 많이 가는 메뉴라 이 시간대 세 명 모두 쉬긴 어렵다. 1~2주에 한 번씩 일종의 '근무표'를 짜 시간을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배달 전문점도 주인 혼자 영업하거나 직원을 최소한으로 둬 브레이크 타임이 없는 곳도 많다. 홀이 없어 직접 손님을 응대할 일이 적고 대부분 소규모 업체라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컵밥 배달 전문점 주인 C씨(40)는 "배달이라는 특성상 주문이 뜸한 때가 사실상 브레이크 타임"이라며 "평일엔 혼자 일해도 충분해 별도 브레이크 타임 없이 영업하고 주말에만 아르바이트생을 쓴다"고 부연했다.
상당수 식당은 인건비 부담 탓에 영업시간을 줄이는 추세다. 하루 3~4시간짜리 '쪼개기 알바'를 활용하던 식당가는 브레이크 타임을 통해 매출 대비 지출을 줄여왔다.
그럼에도 가게 운영이 어려운 일부 업주들이 최대한 영업시간을 늘리면서 인건비 줄일 방법을 고민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각자 처한 영업 환경에 가장 맞는 방법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이라며 "이 같은 현상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지만, 그만큼 현재 외식업이 얼마나 불황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씁쓸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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