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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수입국이던 한국이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 완전한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이 폴란드, 호주 등에서 ‘수주 잭팟’을 터뜨리면서다. 루마니아 말레이시아 캐나다 폴란드 필리핀 등에서 추가 수주를 따낼 가능성이 커지며 수출국도 다변화할 전망이다. ‘K방산’ 기업들은 방산 분야 꿈의 무대인 미국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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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기업들이 해외 국가로부터 수주를 따내는 것은 과거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8일 호주 국방부와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인 레드백 129대를 3조1649억원에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로 평가된다. 회사 내부에서도 처음엔 “가능성이 작다”며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호주 정부 관계자가 ‘한화(Hanwha)’를 중국 기업인 ‘화웨이(Hwawei)’라고 잘못 부를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정부의 혹독한 현지 테스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데 이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며 독일 라인메탈에 ‘역전승’을 일궈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산업이 그랬듯 불모지였던 한국 방산 기업들이 글로벌 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방산업계에서 공통으로 언급하는 K방산의 장점은 가성비, 신속한 공급 능력, 고객사 요청을 반영한 주문 제작 등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현지 지형에 맞춰 탑재 무기를 재빠르게 개조하며 해외 당국을 놀라게 했다. 각 국가의 요청에 따라 에어컨 등 편의 시설을 갖추는 ‘디테일’도 강점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는 “늘어난 무기 수요를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한국과 이스라엘에는 언제든 주문에 맞춰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많다”고 분석했다.
한국 방산기업의 눈은 꿈의 시장인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군비 지출의 39%를 차지하는 방산 대국이다. 매출 기준 100대 방산기업 중 42곳이 미국 기업이다. 그만큼 현지 경쟁이 치열하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이자 방산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을 뚫으면 전 세계에 ‘K방산’의 위상을 드러낼 수 있다. 미국과 우방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러브콜’도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KAI는 미 공군과 해군의 입문기와 훈련기 도입 사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정부의 차세대 장거리 자주포 사업에 참여해 현지 시장을 노크한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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