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은 고위험·고수익의 속성을 갖는다. 신약 개발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데다 투자 비용도 많게는 수조원대에 이른다. CB 발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투자받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도 3~4%에 그친다. 반면 꾸준한 R&D를 통해 성공만 하면 대박을 낼 수 있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반도체의 세 배에 이른다. 바이오기업들이 CB 발행에 의존하지 않고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함으로써 혁신적인 신약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하는 이유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규제 혁파다. 예컨대 국내에선 불법이어서 일본이나 대만으로 줄기세포 원정 시술을 떠나는 연간 1만~2만 명의 환자가 국내에서 시술받도록 하면 바이오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 강기윤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이 발의한 줄기세포 치료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것은 그런 점에서 고무적이다.
한국을 비롯해 선진국들이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추세와 맞물려 첨단 바이오산업은 더 성장할 것이다. 지난해 비만 치료제 하나로 단번에 시가총액 600조원대 기업으로 도약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한국이 왜 바이오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바이오산업이 빙하기를 잘 넘기고 글로벌 경쟁력을 다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R&D 예산도 늘려나가야 한다. 최근 출범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바이오산업 육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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