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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만든 데이팅 서비스인 ‘하트트래블’이 내년 초 분사한다. TV 출연 부담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데이팅 콘셉트로 사업화 가능성을 발견해서다. 참여자들의 커플 매칭 성사율은 절반에 다다를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이 서비스로 만나 결혼한 커플도 나왔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LG유플러스 직원 3인을 만나 사업 기획 취지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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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비스를 만든 D사내벤처TF는 LG유플러스 입사 동기인 세 명이 팀을 짰다. 심리학 석사 출신인 박수영 책임, 미디어 학문을 전공한 김소연 선임, 경제학 전공자인 박세훈 PM이 머리를 맞댔다. “이성을 만날 자리가 없다”는 주변인들의 성토가 이들의 사업 아이템이 됐다. 김 선임은 “데이팅 앱은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을 노출시켜야 한다는 불안감이, 결혼정보회사 서비스는 맞선 형식에 부담이 있다는 주변 반응이 있었다”며 “신뢰도를 높인 시스템에서 자연스러운 만남을 제공하면 기존 매칭 서비스와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의 남녀 신청 비율은 5.7 대 4.3으로 비등한 수준이다. 이들 중 데이팅 앱이나 결혼정보업체 서비스를 경험해 본 이들의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TF는 참가 신청자가 기입한 관심사, 이상형 등 23개 항목을 분석해 2배수로 선발한다. 심리학에서 사람의 성격을 분류하는 데 쓰이는 빅파이브 이론도 활용한다. 자기소개서와 같은 정성 지표를 활용해 서로 잘 맞을 것으로 추정 되는 이들을 최종적으로 가린다.
섬세한 매칭 시스템은 성과로 이어졌다. 하트트래블의 모임 종료 뒤 매칭 성사율은 48%에 이른다. 4월 1기 모임에선 이달 화촉을 올린 커플도 탄생했다. 박 PM은 “저희들은 모임 초기에 오리엔테이션과 룰 안내 등만 진행하고 이후는 참가자에게 맡기고 있다”며 “남녀간 숙소 이동 시간을 제한하고 숙소 곳곳에 폐쇄회로형 TV(CCTV)를 설치해 안전 사고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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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데이팅 서비스와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충분하다는 게 이 TF의 판단이다. 박 PM은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적당한 캐주얼함이 하트트래블의 브랜딩 포인트”라며 “사전에 프로필을 공개해야 하는 절차 없이 자연스러운 교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곳에서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하트트래블은 향후 참가자들의 매칭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매칭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알고리즘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들 데이터는 암호 처리해 비식별 데이터로 관리한다.
분사 후엔 프로그램 운영 횟수를 늘리고 모임 주제를 세분화해 참가 신청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엔 형식을 간소화한 무숙박 1일 서비스도 내놨다. 박 책임은 “스펙이 뛰어난 이들을 선별하는 매칭 서비스를 지향하지 않는다”며 “진정성을 갖고 있지만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던 분들을 연결하는 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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