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중에선 하나은행의 CD 잔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8%(6조4345억원) 늘어난 22조203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200%(9조4888억원), 65.6%(5조2855억원) 불어난 14조2274억원, 13조3425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CD 잔액만 지난 1년간 16조2484억원에서 12조9338억원으로 20.4%(3조3146억원) 줄었다.
은행들이 CD 발행을 급격히 늘린 이유는 작년 하반기에 끌어모은 대규모 수신 자금의 만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강원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들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연달아 출시해 자금을 확보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늘어난 금융권 수신 잔액은 96조2504억원에 달한다.
수신 상품 만기가 다가오면서 또다시 대규모 자금을 마련해야 했던 은행들이 CD 발행량을 늘려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성이 국고채와 사실상 다르지 않고 단기물이라는 점에서 현금화가 쉽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선호하는 편이다. 한 시중은행 자금 담당 임원은 “일반 정기예금보다 발행 요건이 까다롭지만 예금 대비 이자 수준을 조금 더 높여 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있어 수신 자금을 끌어오기 유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의 CD 발행이 몰려 관련 금리가 오르면 CD 금리에 연계된 은행의 대출금리도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기업대출과 만기 1년 미만 단기 신용대출 이자율을 산정할 때 발행 만기가 3개월인 CD의 발행 수익률을 금리 지표로 활용한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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