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기계공학의 진수…"하이브리드 80만대 눈앞"

입력 2023-12-27 18:05   수정 2023-12-28 01:43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사상 처음 하이브리드카 80만 대 판매 달성을 눈앞에 뒀다. 최근 들어 대세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카 수요를 잡으면서 1년 새 판매량을 30% 넘게 끌어올린 결과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속도를 늦추고 하이브리드카로 다시 눈을 돌리는 동안 현대차·기아는 10여 년 전 완성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투싼(사진)과 코나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 확대도 추진하고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를 76만6964대 팔았다.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한 규모다. 12월 판매량까지 합치면 올해 연간 80만 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리드카 판매 호조는 현대차그룹이 올해도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를 지켜낸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카 인기가 높아지면서 하이브리드 풀 라인업을 갖춘 현대차·기아가 더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는 7종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하지만, 포드·링컨은 6종, 스텔란티스는 3종, 제너럴모터스(GM)는 1종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고 하이브리드카 라인업을 꾸준히 늘려 왔다. 이후에도 1.6L 터보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는 등 기술 내재화에 힘써 왔다. 현대차는 2025년 2.5L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도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1991년 한국 최초 독자 개발 엔진인 ‘알파엔진’을 시작으로 정교한 기계공학 기술력을 누적해 온 것이 하이브리드 경쟁력으로 꽃피운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하이브리드를 모두 판매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우위 요소”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카 생산 확대에 나섰다. 세단을 주로 생산하던 울산 3공장을 개조해 내년 3월부터 코나와 투싼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당초 코나 하이브리드는 울산 1공장에서, 투싼 하이브리드는 5공장에서만 생산했지만 공급 부족이 계속되자 3공장에서도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2월부터 2주간 신규 생산 라인 공사를 준비 중이다.

빈난새/배성수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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