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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에서 24시간 소매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미국 상장사 주식 매매 열기가 급증하면서다. "아시아 투자자들이 뉴욕을 세계 주식 거래의 본고장으로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사들과 주식거래소들의 자료 등을 인용해 "올해 들어 아시아와 유럽의 소규모 투자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8시부터 새벽 4시 사이의 심야 시간대 주식 거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뉴욕증시 벤치마크인 S&P 500 지수가 20% 가량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전 세계 기업들의 미국행 기업공개(IPO)가 잇따르는 등 미국 자본시장이 호황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대체 거래소 블루오션을 운영하는 미국 핀테크 업체 블루오션테크놀로지스는 "이달 초에만 4억5000만달러 상당의 총 4060만 주의 주식이 블루오션에서 매매됐다"고 밝혔다. 이는 블루오션ATS의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12월 현재까지 평균 주식 거래량은 2800만 주로 작년보다 55배 높은 수준이다. 블루오션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야간 거래를 지원하는 대체 거래소 지위를 유일하게 승인받아 2021년 6월부터 운영됐다.
이처럼 시간외 거래가 증가하면서 많은 업체들이 야간 주식 거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로빈후드는 지난 6월부터 개인 투자자에게 개별 주식 야간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소수의 상장지수펀드(ETF), 개별 종목들에 대해 각각 작년 11월과 올해 4월 야간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인터랙티브 브로커스도 최근 1만 개 이상의 ETF, 주식들로 심야 서비스를 확대했다.
브라이언 힌드먼 블루오션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누구나 야간 주식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와 지원을 갖추게 됐다"면서도 "그리고 많은 구독자들에게는 야간이 아니라 실제로는 낮 시간대다"고 말했다. 아시아 등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낮에 블루오션을 이용한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실제 업계에서는 블루오션의 급성장 배경으로 아시아 개인 투자자와 미국 올빼미 투자자 양측을 모두 공략한 점을 꼽는다.
블루오션 거래량의 약 70%가 홍콩과 한국의 증권사와 제휴를 맺은 아시아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다. 올해 9월에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가 블루오션 지분 5%를 인수하며 관계 구축에 나섰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마케팅 및 제품 개발 책임자인 스티브 샌더스는 "최근 신규 계좌 중 80% 이상이 미국 외 지역에서 개설됐다"며 블루오션처럼 해외 제휴 등에 나설 계획을 시사했다.
야간 거래 시장의 성장성을 과대평가했다는 반론도 나온다. FT는 "오버나이트 소매 트레이더는 지정가 주문만 할 수 있어 아무도 해당 가격을 취하지 않으면 아침이 되면 해당 주문은 그냥 만료된다"며 한계점을 지적했다. 찰스슈왑의 오비 몬테마요르 체결 서비스 책임자는 "야간 거래에는 여러 가지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찰스슈왑은 2018년 금과 석유 등 원자재를 거래하는 24개의 ETF로 24시간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뒤 아직까지 취급 종목을 확대하지 않고 있다. 몬테마요르 책임자는 "우리는 유동성이 낮거나 변동하기 쉬운 증권보다는 '그 시간대에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활성 시장이 있는' 상품과 연관된 ETF만 (야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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