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가 이르면 며칠 내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통과하는 항로의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며칠 이내에 수십 척의 컨테이너선이 수에즈 운하와 홍해를 통과해 운항하는 일정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고객사에 "지난 24일 모로코 탕헤르에서 출항한 선박이 내달 14일이면 싱가포르항에 도착할 수 있다"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회 항로를 이용할 경우 최대 45일이 소요되는 구간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홍해 운항 재개 일정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선박이 운항을 재개하더라도 나머지 대부분은 우회할 예정이다.
머스크와 독일 하파그로이드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이달 초 예멘 반군 후티의 위협 때문에 홍해 통과를 중단했다. 후티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홍해 통해 이스라엘로 오가는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최근엔 홍해상의 상선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선박이 아프리카 대륙 남단 희망봉을 지나는 항로로 우회하는 탓에 운송 시간과 비용 부담이 대폭 늘어났다.
머스크 등 일부 해운사들은 지난주 출범한 미국 주도의 다국적 연합 함대에 기대를 걸고 홍해 운항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전날 프랑스 CMA CGM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를 차츰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 최대 해운사인 스위스 MSC의 선박이 지난 26일에도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는 등 위험은 여전하다. 하파그로이드 대변인은 이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에는 여전히 상황이 너무 위험해 운항 재개는 향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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